여수은파교회의 자기 결정권과 학습효과, '한국교회에 준 교훈'

교회는 오로지 권리를 가진 교인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보여준 사례임이 틀림없다.

소재열 | 기사입력 2022/03/08 [10:47]

여수은파교회의 자기 결정권과 학습효과, '한국교회에 준 교훈'

교회는 오로지 권리를 가진 교인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보여준 사례임이 틀림없다.

소재열 | 입력 : 2022/03/08 [10:47]

 

  © 한국교회법연구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람들이 일정한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예배를 드리는 집합체를 교회라 한다. 특정 교단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하여 교회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 교단에 가입하기로 하고 교인총회(공동의회)에서 결의한 다음 교단이 그 결의를 승인하였을 때 쌍방의 합의로 교단에 가입된 교회가 된다. 지교회가 특정 교단에 가입하는 결의와 해당 교단의 승인이 있어야 교단에 가입한 교회가 된다.

 

교단이란 신조와 신앙고백을 위한 교리 확립과 같은 예배형식을 갖고 교회 운영의 원리, 행정 등을 동일하게 적용할 목적으로 연합하여 조직한 상급 종교단체라 할 수 있다.

 

개별 지교회가 특정 교단에 가입하기로 결의하고 교단의 승인으로 교단에 소속된 교회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교단이 소속된 지교회의 소유권을 갖지 못한다. 예장합동 교단헌법에 교단에 소속된 지교회의 부동산은 교단(노회) 소유로 한다는 헌법의 규정을 두었지만, 대법원에 의해 그 효력이 중지되자 아예 이 규정을 삭제했다.

 

지교회의 상급 단체인 교단이 지교회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 것처럼 온갖 갑질을 하는 일들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자 대법원은 200650년 동안의 대법원 판례법리를 수정하면서 중요한 두 가지 기둥과 같은 판례법리를 내놓았다.

 

그것은 대한민국 헌법과 그 산하 법령인 민법에 따라 지교회의 독립성,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구체화하였다. 지교회가 특정 교단에 가입할 경우, 교단에 종속된 교회가 아니라 독립된 법인 아닌 사단이라는 법률관계를 확인했다.

 

이러한 법리에 의해 교단은 종교적 내부관계에 있어서 지교회의 상급 단체에 지나지 않는다.”,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단 헌법에 구속된다.”라고 하여 교단의 지교회에 대한 절대적 지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교회의 자치법규인 정관 제정과 변경은 지교회의 독립성이나 종교적 자유의 본질로 이해되면서 교회의 정관이 교단헌법과 충돌될 경우, 교회 정관을 우선하여 판단한다. 이는 지교회의 독립성과 종교적 자유의 본질이라는 대한민국 헌법의 종교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법리 때문이다.

 

독립된 법인 아닌 사단으로 인정된 교회가 자기 결정권에 의한 정관 제정과 변경, 교단탈퇴, 가입 등은 교단이나 제삼자가 개입하거나 그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교단이 지교회 정관을 개정하려고 지시 명령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지교회의 독립성과 종교적 자유의 본질을 교단이 침해한 행위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런 형식의 판단은 전국 법원에서 일관되게 판단한 법리이다. 이러한 판례법리는 대한민국 법원이 그동안 꾸준한 판례법리이다(대법원 1960. 2. 25. 선고 4291민상467 판결, 1967. 12. 18. 선고 672202 판결, 대법원 2006. 4. 20. 선고 20043777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 유명한 2006년 교회와 교단의 관계에 대한 분쟁의 종결판례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교단탈퇴를 사단법인의 정관변경 규정인 민법 제42조에 유추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법인의 해산 규정인 민법 제78조의 사단법인의 해산 규정에 유추적용할 것인지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그러나 다수의견으로 확정된 판례는 교단탈퇴는 민법 사단법인의 정관변경 규정인 제42조를 적용하는 것으로 종결되어 이 법리가 현재 한국교회의 분쟁에 적용되고 있다. 대법원은 분명히 교단변경 결의의 요건으로 사단법인 해산결의요건에 관한 민법 규정만을 유추적용할 수는 없다.”라고 분명히 했다.

 

참고로 민법 제42조는 사단법인의 정관은 총 사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정수에 관하여 정관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라고 한다.

 

대신 교단탈퇴가 아닌 두 교회의 합병은 민법 제42조의 정관변경에 유추적용하지 않고 민법 제78조의 사단법인의 해산 규정에 유추적용한다.

 

참고로 민법 제78조는 사단법인은 총 사원 4분의 3 이상의 동의가 없으면 해산을 결의하지 못한다. 그러나 정관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라고 한다.

 

교단변경을 위한 탈퇴는 민법 제42조는 전 의결권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교회 합병은 민법 제78조의 전 의결권자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고 있다. 합병 법리가 더 엄격하다. 이는 해산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법 제42조나 제78조는 공히 단서 조항으로 그러나 정관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 규정에 의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교회 정관에 정관변경에 대한 정족수는 곧 교단탈퇴를 위한 공동의회(교인총회) 정족수가 된다. 그러나 두 교회의 합병은 교회 정관에 구체적으로 합병이나 해산에 대한 의사 의결정족수가 없으면 전 의결권자(재적 교인) 4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합병이 가능하다.

 

이런 법리에 의해 요즘 한국교회의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여수은파교회에 대한 문제에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여수은파교회는 2021. 12. 26. 담임목사 아들이 시무하는 교회와 아버지가 시무하는 교회와 합병결의를 하고 후임 담임목사로 아들을 청빙하기로 결의했다. 이러한 결의에 따라 후임 담임목사에 청빙을 노회에 승인하는 일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세습이라는 프레임을 걸어 불법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통합 측 교단에 소속된 여수은파교회는 담임목사 아들을 후임 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교단헌법 정치 제28조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두 교회가 합병으로 후임 담임목사를 청빙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교단헌법 정치 제28조는 두 교회가 합병할 때에 관한 규정은 아니다. 두 교회가 합병한 후 후임 담임목사를 결정했다며 그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새로운 곳에서 발생했다. 두 교회의 합병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공동의회(교인총회)에서 전 의결권자 4분의 3 이상이 동의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두 교회의 합병은 위법성 소지가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었다. 합병이 법적 효력이 없을지라도 담임목사 청빙 결의는 유효하다. 이렇게 되면 자동적으로 통합 측 교단헌법 정치 제28조를 위반한 것으로 전 총회적인 논쟁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교회가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커다란 혼란이 찾아오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전격적으로 교단탈퇴로 선회하였다. 교단탈퇴 법리는 정관에 정관변경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에 따라 시행하기 때문에 전 의결권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치 않았다.

 

통합 측 교단의 두레교회와 같은 현상이 그대로 일어난 것이다. 다행히 두례교회나 여수은파교회는 정관에 정관변경에 대한 정족수가 특정되어 있었고 그 규정에 따라 공동의회를 소집하여 전격적으로 교단을 탈퇴하여 후임 담임목사 청빙을 교단헌법에 제한을 받지 않게 됐다.

 

그리고 여수은파교회의 불법성 논란이 일거에 해결되고 말았다. 공동의회는 1주일 전에 소집하여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1주일 전인 금요일에 교회 앞에 소집공고를 하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말이 있다.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본다.” 이 이야기는 여수은파교회와 관련하여 할 수 있는 이야기로 보인다. 여수은파교회의 불법성을 지적한 외부 세력들 때문에 무엇이 불법이고 합법인지를 보여준 사례로 보인다.

 

한국교회는 여수은파교회로 인해 많은 학습이 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교회는 오로지 권리를 가진 교인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보여준 사례임이 틀림없다.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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