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권징재판과 법원의 판례입장

[교회법과 국가법 6] 권징재판과 교회 담임목사 법률적 대표권

소재열 | 기사입력 2015/10/18 [14:30]

교회의 권징재판과 법원의 판례입장

[교회법과 국가법 6] 권징재판과 교회 담임목사 법률적 대표권

소재열 | 입력 : 2015/10/18 [14:30]
▲     ©한국교회법연구소
지난 호에서 “교회재산의 처분과 채무의 법률관계”에 관해서 살펴보았다. 교회재정으로 구성된 교회재산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교회를 위하여 사용되고 관리되어져야 한다. 또한 교회 재산의 취득이나 처분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야 하며, 교회건축자금이나 운영자금을 금융권으로부터 융자를 받아 사용할 때 역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국가 실정법은 교회재산은 교인들의 공동재산인 ‘총유’로 보며, 대법원 판례 역시 이같은 판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인들의 공동재산이라면 교회재산권 행사에 있어서 몇 명이 모인 가운데 처리해야 하는지 정족수에 대한 법률문제가 제기된다. 교회채무는 교회재산으로만 책임을 지기 때문에 교회 교인들에게는 법적 책임은 없다. 채무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사실에 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호에서는 교회 권징재판에 대한 이해와 교회권징재판에 대한 법원의 판례입장에 대하서 살펴보고자 한다.
 
교회의 권징재판

재판이란 구체적인 분쟁사건에 대하여 사법기관인 법원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종국적으로 내리는 공적인 판단 작용을 말한다. 이러한 재판의 정의대로 종교단체인 교회에도 교회재판이란 제도가 있는데 교회 내에서 구체적인 분쟁사건에 대하여 사법권을 갖고 있는 치리회인 당회, 노회, 총회가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종국적으로 내리는 공적인 판단작용이라 할 수 있다.

종교개혁자들은 참된 교회를 분별케 해주는 기준 중에 하나가 바로 권징이 신실하게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징이란 선한 일은 권장하고, 악한 일에는 징계를 가한다는 ‘권선징악’의 준말이다. 그리고 권징이 신실하게 시행되어야 하는 것은 권징이 교회의 질서유지와 순결을 유지하기 위하여 실행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교회를 그 순수함에서 보전하기 위해서는 출교라는 권징이 필요하다. 권징을 신실하게 시행하기 위해서 다음의 몇 가지 기준이 요구된다. ①성경적 표준을 따라야 한다. ②회개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 ③일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죄를 범한 교인과 직원이 형벌의 범죄와는 달리 교인과 직원의 신앙과 행위 또는 치리회의 결의나 결정이 성경에 위배되거나, 성경에 따라 제정된 교회의 규례를 위반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범죄를 행하게 하거나, 덕을 세우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한 자에게 권징재판을 통하여 시벌한다.

권징은 “예수그리스도께서 그 교회에 부여한 권(權)을 행사하며 설립한 법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교회에서 그 교인과 직원과 각 치리회를 치리하여 권고하는 사건 일체가 포함되어 진리를 보호하며 그리스도의 권병과 존영을 견고하게 하며 악행을 제거하고 교회를 정결하게 하며 덕을 세우고 범죄한 자의 신령적 유익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교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재판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사법재판이요, 둘째는 행정재판이다. 사법재판을 권징재판이라고 한다. 권징재판이란 교회직원의 범죄에 대한 징계 및 처벌을 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 사법부의 형사재판에 해당된다.
 
권징재판에서의 책벌(형량)의 종류는 권계(勸誡), 견책(譴責), 수찬정지(受餐停止), 제명(除名), 출교(黜敎) 등이 있다. 다음은 행정소송에 따른 행정재판으로써 어느 치리회를 막론하고 각 부속기관에서 교단헌법 및 규정을 위반한 행정행위에 대하여 제기하는 소송을 의미한다. 또한 결의취소 소송으로는 각급 회의 소집의 절차상 하자와 결의방법이 교단헌법, 교회정관 규정에 위반일 경우 제기하는 소송이며, 결의무효소송은 치리회에서 행정사건에 대해 결정할 당시 교단헌법과 규정에 위반한 결의를 했을 경우 참석한 회원 중에서 치리회 회장을 피고로 하여 상회에 소를 제기하는 소송이다. 다음은 치리회간의 소송으로써 어느 치리회이든지 그 동등한 치리회를 상대로 한 소송이다.

교회에서 쟁송이 발생되었을 때 재판의 관할이 문제된다. 장로회 정체에서 “교회의 교리와 정치에 대하여 쟁론 사건이 발생하면 성경 교훈대로 교회의 성질과 화평을 성취하기 위하여 순서에 따라 상회에 상소함이 가하며, 각 치리회는 각 사건을 적법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관할 범위를 정할 것이요, 각 회는 고유한 특권이 있으나 순서대로 상회의 검사와 관할을 받는다.”라고 하였다. 반드시 권징재판 규정에 따라야 한다. 죄를 처단하면서 불법으로 처단할 수는 없다. 이는 장로회 정체뿐만 아니라 다른 정체를 갖고 있는 교단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종교단체 내부의 권징에 대한 사법부의 정의는 “교인으로서 비위가 있는 자에게 종교적인 방법으로 징계⋅제재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권징재판)”라고 한다.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에 기초하여 그 교리를 확립하고 신앙의 자유를 유지하는 자율권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법원은 일반적인 단체의 징계의 효력을 다음 몇 가지로 부인하고 있다. 첫째, 판례는 정관의 효력에 관하여는 강행규정에 어긋나는 징계에 관한 정관규정은 무효라고 한다. 둘째, 단체의 구성원에 대한 제명은 단체의 목적 달성이 어렵게 되거나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서만 인정되고, 법원은 그 제명사유의 존부와 결의내용의 당부 등을 가려 제명처분의 효력을 심사한다.
 
법원의 판례입장

종교단체 내부의 분쟁으로 사법기관에 소를 제기했을 경우 어떤 경우는 사법삼사의 대상이 되며, 어떤 경우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닌지 그 범위와 한계에 관한 대법원의 판단에 대한 문제는 교회의 자치규범 제정과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 사법부는 이러한 종교단체의 내부 사법재판(권징) 및 행정재판에 대한 법률관계를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시키므로 법률적 쟁송성을 인정하지 않지만 종교 교리에 관한 것이 아닌 이상 구체적인 권리 및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이 존재하면서 법률적 쟁송성을 인정되어 법원이 심사할 수 있다는 판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교회의 권징재판과 관련하여 그 재판이 교회 헌법에 정한 적법한 재판기관에서 내려졌거나 교리적인 문제가 전제될 경우는 사법심사에서 제외된다는 판례입장을 취하고 있다.

종교단체, 즉 교회의 권징재판으로 면직을 당한 자가 그 무효를 주장하며 법원에 소를 제기했을 경우 법원의 사법심사 여부에 관한 판례입장은 “종교단체의 징계결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로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교인 개인의 특정한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법원으로서는 그 효력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67658 판결. 또한 “처분이 교회헌법에 정한 적법한 재판기관에서 내려진 것이 아니라거나 그 종교단체 소정의 징계절차를 전혀 밟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가 전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등 이를 무효라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회 헌법규정에 따라 다툴 수 없는 이른바 확정된 권징재판을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67665,67672 판)고 한다.

권징재판의 유무에 대한 사법심사는 현재 구체적인 법적 분쟁이 존재하고 그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권징재판 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권징재판의 휴력 유무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권징재판이 교리해석에 미치는 판결일 경우, 혹은 종교내부의 규제에 위한 징계권이라고 한다면 종교자유의 영역에 해당한 것으로 판단하여 사법심사 배제원칙을 적용한다.
 
법인 아닌 사단인 교회의 권징재판이나 각종 결의에 절차상 하자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권징재판과 각종 결의가 무효사유가 되지만 이렇게 될 경우 사법심사에서 무효가 되는 범위가 너무 넓어지게 되므로 대법원은 종교내부의 권징재판이나 결의무효 확인의 소송에서 우리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와 국가기능을 엄격히 분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종교단체의 조직과 운영은 그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므로, 교회 안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칠 각종 결의나 처분이 당연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그저 일반적인 종교단체 아닌 일반단체의 결의나 처분을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하자가 매우 중대하여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경우라야 한다는 것이 판례입장이다.
 
권징재판과 교회 담임목사 법률적 대표권

장로회 정체인 장로회 헌법에서 대법원은 부목사는 위임목사 보좌개념이며, 당회장이 될 수 없다는 교단헌법의 규정을 인정하면서 노회에서 파송한 임시당회장이 교회를 대표하여 제기한 소송은 적법하다고 판단(대법원 1984. 7. 24. 선고 83다카2065 판결)한다. 그러면서 담임목사가 노회로부터 면직을 받을 경우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은 교회 법률적 대표자로 재산관리보존의 법률적 대표자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장로회 정체(다른 정체에 따른 교단 포함)에서 목사가 노회로부터 면직을 받거나 당회장직 정직을 당하면 개교회에서 그 어떠한 법률행위도 할 수 없다.
 
오로지 노회가 파송한 임시당회장이 대표권을 가지며, 그 임시당회에 의해서 소집되지 않는 당회, 제직회, 공동의회는 당연 무효에 해당된다. 즉 노회에서 목사면직이나 당회장 정직 시벌을 받은 자가 개교회 공동의회를 소집하여 교단탈퇴 결의를 할지라도 이는 무효사유에 해당된 이유는 교회대표권이 상실된 상태에서 권한 없는 자가 권한행사를 하여 공동의회를 소집하였으므로 공동의회 소집과 그 공동의회를 통해서 결의된 안건을 무효로 판단한다.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담임목사가 노회로부터 징계, 제재를 받으면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목사의 소속인 노회의 법도와 치리에 복종하여야 한다.

반대로 개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청빙을 하여 노회에 승인을 요청했지만 노회가 이를 거절했을 경우 교회 대표권에 대한 문제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교회를 독립된 비법인 사단으로서의 당사자 능력을 갖춘 단체로 인정하는 이상 그 교회와 그 소속 노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교회의 당회장 취임에는 노회의 승인을 요하는 것이어서 교회에서 교인들의 총의에 의하여 선임한 당회장도 그 승인이 없는 한 노회에 대하여는 당회장으로서의 권리 의무를 주장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비법인 사단의 성질상 교회가 소속 교인들의 총의에 의하여 그를 대표할 당회장으로 선임한 자는 노회 이외의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교회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대법원 1967. 12. 18. 선고 67다2202 판결)라고 판시한바 있다. 물론 이 경우 담임목사를 청빙할 때 임시당회장에 의해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청빙결의가 있어야 한다.
 
불법 권징재판은 타인의 종교자유 침해

일반 시민사회와는 다른 특수한 부분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종교단체인 교회 내부의 분쟁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사법부가 사범심사를 배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부분사회로 평가되는 종교단체인 교회는 사법심사가 부정되는 헌법상의 근거로서는 헌법 제20조가 규정한 종교의 자유에서 찾을 수 있다. 종교단체 내부분쟁에 법원의 개입을 허용할지 여부는 그 처분이 시민법적인 질서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종교단체 내부의 징계에 해당하는 권징재판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써 자치적인 자율권의 행사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러나 종교내부의 분쟁의 원인이 불법행위와 종교내부의 절차법 위반이 있었다면 이런 행위들 역시 타인에 대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간주하여 법원은 종교의 자유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징계를 당한 당사자가 징계행위의 당부에 대해 국가 사법부에 소를 제기할 경우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영역과 국민의 재판청구권, 국민의 기본권인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의 징계권을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 종교자유의 침해나 지나친 간섭이라고 할지라도 국가 사법부가 불법행위까지 종교의 자유로 보장해 줄 수는 없다. 법원은 교회의 권징재판의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 권징재판을 무효로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아니면 기각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종교 내부의 일은 되도록 자치적 결정에 맡긴다는 의미일 것이다.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 법학박사)
  • 도배방지 이미지

한국교회법연구소 PDF지면보기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